Postcards From the Past _ 과거에서 온 엽서들
사진가 : 톰 잭슨
오늘 소개할 사진집은
영국 브리스톨 출신의 자연사와 과학을 전공한 작가 톰 잭슨(Tom Jackson)이 어릴 때부터 수집한 휴양지에서 보낸 버려진 오래된 엽서들을 모아 만든 <포스트카드 프럼 더 패스트>입니다.
< Postcards From the Past >는 작가가 수집한 오래된 엽서들의 뒷면에 쓰인 내용 중 한 줄을 엽서 이미지와 함께 봤을 때, 재미있는 메시지는 더 재미있어지고 이상한 메시지는 더 이상해지며 감동적인 메시지는 더 가슴 아프다는 사실을 깨닫고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2016년 그는 조용한 사무실에 앉아 트위터에 엽서를 올리기 시작했는데요, 놀라울 정도로 신선한 유머와 서글픔이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렇게 버려진 오래된 엽서들을 트위터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5만 명의 팔로워들의 관심을 시작으로 그의 프로젝트는 전시회와 책이 되었습니다.
1960년대 70년대에 여행이 본격화되면서 여행객들은 휴가지에서 엽서를 보내는 것이 큰 즐거움이자 꼭 하는 일이 되었는데요, 엽서의 뒷면에는 여행지에서 있었던 별별 일들이 다 쓰여 있었습니다. 작가는 대량 생산되는 엽서의 뒷면에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이 들어있는 조합이 흥미로웠다고 합니다.
"엽서의 앞면은 대부분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이상적인 듯 보이는 경치였고, 세심한 구성을 통해 기계적으로 재현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뒷면은 언제나 지극히 개인적이고 독특했죠. 웃기거나 비참하기도 하고 화를 내거나 걱정을 하기도 하고 고백을 하거나 감동적이기도 하고 말이죠."_ Tom Jackson, www. postcardfromthepast.co.uk
"차고에 쌓아둔 박스에서 엽서를 한 장 꺼내고 한 구절이 툭 튀어나올 때면 너무 기뻐서 웃었습니다. 수 십 년간 바보 같은 선물을 받았구나 했습니다. 트위터나 책으로 알리는 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었어요. 많은 엽서들이 재미있지만 저 자신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비웃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우리의 삶이 쓰여 있습니다. 어떤 단어를 문맥에서 빼내 왔을 때 진부하던 표현이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지거나 삶의 일상적인 부조리가 사람들을 웃게 만든다면 저는 반은 성공한 겁니다. 과거가 재미있고 이상하고 진지하고 감동적이고 우리의 것과 많이 닮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가득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_ Tom Jackson, www. postcardfromthepast.co.uk
책정보
길이: 161페이지 언어: 영어 출판사: 4th Estate 출판일: 2017. June.1
오늘의 촬영 주제
요즘은 휴대폰 카메라와 다양한 앱들이 있어서 조금만 신경쓰면 근사한 사진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필름 카메라가 전부이던 시절 그것도 자동 노출과 같은 기능이 없던 시절이라면 어땠을까요? 아마 사진가의 위상이 그때 더 높았던 것은 그 시절 사진을 잘 찍는 것이 지금보다는 어려웠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요즘 나오는 디지털카메라에서 빠지지않는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은 암실에서 사람이 직접 밝히고 어둡기는 일명 닷징(dodging) 버닝(burning) 기술을 말하는 것인데요, 디지털카메라는 사진의 일부가 하얗게 날아가거나 검게 찍혀도 날아간 부분도 보이고 검게 묻힌 부분도 보이게 적절히 알아서 처리합니다. 이런 HDR 처리가 된 사진은 특유의 톤을 가지게 되는데요, 어두운 부분도 어느 정도 밝고 아주 밝은 부분도 어느 정도 어둡고 한마디로 계조가 아주 밝음부터 아주 어두움까지 폭넓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밝음에서 적절히 어두운 정도 사이에서 한정된 계조를 나타내게 됩니다. 이 기능으로 어떤 상황에서 찍어도 웬만큼 눈에 보이게 나옵니다.
그렇다면 엽서 사진은 어떨까요?
관광지에서 판매하는 엽서를 생각해 보면 대부분 그 지역의 멋지고 근사한 풍경들이 담겨있습니다. 그런 사진들을 직접 찍는 것은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주름통이 달린 큰 카메라를 쓰던 때에는 사진가가 아니면 시도하는 것조차도 어려웠겠죠.
그래서 당시 서양에서는 휴가를 떠나면 휴양지에서 엽서를 사고 뒷면에 글을 써서 친구나 자신의 집으로 보내는 게 큰 즐거움이었다고 합니다. 작가 톰 잭슨은 어릴 때부터 주인 없는 버려진 엽서들을 수집했고 그 뒷면에 쓰인 내용들을 보면 누군가의 여행에 본인도 잠시 동반한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동양에서는 휴가지에서 엽서를 보내는 일이 흔한 것은 아니었을 거라 생각되지만, 해외여행을 가기 시작하면서 서양 문화를 접한 일부 동양인들 역시 해외에 나가면 관광엽서에 나 어디에 왔다 어디로 갈 예정이다 등의 내용을 채우고 현지 우표를 붙여 집이나 친구들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집에 돌아왔을 때 현지 우체국의 소인이 찍힌 근사한 풍경의 엽서를 보면 기분이 좋을 텐데요,

뭘 찍어볼까...? 오늘은 날도 흐리고 나가기도 귀찮은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오늘은 여행사진 찾기입니다.
1일 1촬영을 혹시라도 계획하셨다면 당연히 치팅데이도 필요합니다. 아무리 좋아해도 게을러지고 싶은 날은 있으니까요.
잠들어 있던 여행 사진을 꺼내고 그 시절 추억을 떠올려 나만의 엽서를 만들어 봅니다. 아니면 올해 휴가부터는 휴양지에 엽서가 있다면 친구나 자신의 집으로 보내봅니다. 꾸준히 몇 년 하면서 모은 후, 톰 잭슨처럼 한 줄 내용을 발췌하고 책을 만들면 근사한 작업물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모험 꿀팁
1. 외장하드나 휴대폰에 들어있던 사진들을 뒤진다.
2. 추억을 떠올리며 이때 이랬었지 하는 시간을 잠시 즐긴다.
3. 8~10장 정도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선택한다.
4. 포토샵이나 사진 보정 앱 등을 사용하여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면 보정한다.
5. 만들고 싶은 엽서 사이즈를 결정하고 사진을 그 사이즈로 자르거나 조정한다.
6. 온라인 프린트 샵에 맡기거나 주변에 프린터가 있는 곳에서 인쇄한다.
7. 엽서가 만들어졌으면 뒷면에 그날을 떠올리며 쓰고 싶은 내용을 쓴다.
8. 심심하거나 생각날 때 만들어 둔 엽서를 우체국에 가서 우표를 붙여 집으로 보낸다.
9. 소인이 찍힌 엽서가 집으로 도착하면 한편에 두고 즐긴다.
10. 시간이 흐르고 제법 많이 모였다면 책으로 만들어 출판해본다.
키 key
톰 잭슨의 경우는 과거의 대중적인 엽서 이미지에 과거 날짜로 여행지의 소인이 찍혀있겠지만, 여기서는 과거의 개인적인 엽서 이미지에 현재에 떠올린 기억의 내용이 담겨있고 현재의 날짜로 주거지의 소인이 찍힌다. 이 프로젝트의 의미는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자에게 맞는 방법으로 찾게 될 것이니 의미가 떠오르거나 영감님(inspiration)이 오시면 꼭 기록해 두자.
웹사이트에서 팟캐스트와 함께 더 많은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POSTCARD FROM THE PAST – the funniest, weirdest and most moving real messages from the backs of old postcards
It must seem like one of the odder ideas for a book – page after page of old postcards, with just a sentence or two below each image as a caption. But I can explain. About a year ago, on a quiet day at the office, I started posting postcards on Twitter
postcardfromthepast.co.uk
'PHOTO-BOOKS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79년 뉴욕 타임 스퀘어 42번가 밤의 풍경] 42nd Street, 1979 (0) | 2022.07.04 |
---|---|
[컬러 사진은 언제부터 예술이 되었나] Modern Color (0) | 2022.06.25 |
[폴라로이드 사진 이렇게도 찍는다] Lessons in Posing Subjects (0) | 2022.06.22 |
[예술은 마케팅이다?] There is No F in ART (is there?) (0) | 2022.06.20 |
[서울 버스정류장이 표지인 외국 사진집] Waiting: People in Transit (0) | 2022.06.16 |
댓글